가방을 든 여인

 

가방을 든 여인

 

혹 ‘가방을 든 여인’이라는 영화를 보셨습니까? 1960년 프랑스/이태리 영화로 발레리오 추롤리니 감독,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자크페렝이 주연한 영화입니다. 형에게 버림받은 여인을 사랑하는 15세 소년의 이야기가 뼈대로 되어있으니 플라토닉 또는 그로잉 드라마라고도 할 것입니다. 모르기는 해도 이 영화는 ‘보지는 않았지만 알고는 있는’ 분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입니다. 왜냐하면 이 영화는 영화보다는 ‘가방을 든 여인’이라는 제목의 음악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. 영화도 명화의 반열에 들었지만 영화보다는 동명의 음악이 더욱 히트를 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.

좀 생뚱맞기는 하지만 ‘가방을 든 여인’을 들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지금 우리는 많은 ‘가방을 든 여인’들에게 둘러 싸여져 있다는 것입니다. 바로 ‘명품가방’들이지요. 다들 멋쟁이 명품 가방들을 들고는 다니지만 영화 ‘가방을 든 여인’ 속에서 크고 촌스러운 트렁크 풍 가방이 오히려 잘 어울렸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처럼 멋진 여인은 별로 없군요.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들이 30년후에 어떤 아름다운 추억의 명장면들을 남겨 줄지는 모겠지만 그보다는 그 값의 십분지일만을 투자하여서라도 무엇이라도 악기를 손에 쥐고 익히는 것이 훨씬 더 멋지고 확실한 투자가 아니겠나 생각합니다. 
  

 

 

 

Saxophone - Fausto Papetti - La Ragazza Con La Valigia(가방을든여인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