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음의 수양

서산 대사

태욱(泰旭) 2014. 6. 16. 04:33

 

西山大師버릴 줄 모르면 죽는다네

 

 

西山大師 영정 (국립중앙박물관 소장)

      이보게, 친구!
      살아있다는 게 무언가?

      숨 한 번 들여 마시고
     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.....
      가졌다 버렸다
      버렸다 가졌다
      그게 바로 살아있다는
      증표(證標) 아니던가?


      그러다 어느 한 순간
     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
     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. 어느 누가,
     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
      공기(空氣) 한 모금도
     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
      그게 곧 저승 가는 길인 줄 뻔히 알면서
      어찌 그렇게
      이 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
      모두 다 내 것인 양
      움켜쥐려고만 하시는가?

     

   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
    저승길 가는 데는
   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
   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
    버릴 줄도 아시게나.

   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
   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
    자네 것 좀 나눠주고
   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
   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
    천국이 따로 없네, 극락이 따로 없다네.

     

     

   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
   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

   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
   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

    生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,
   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스러짐이라.

    뜬구름 自體(자체)가 本來(본래)
    實體(실체)가 없는 것이니
   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...


     

   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
   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(雪)이로다
   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
   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.

     

     

   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
   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
   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
   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.


     

     

   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

    가르치던 서산대사께서
    85세의 나이로 운명하기 직전위와 같은

    시를 읊고 나시어
   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

    하고 앉아 잠든 듯

   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

     



     



     
    1. 예불
    |